대학가요제 폐지, 가슴이 먹먹해지는 건 왜일까

MBC는 26일 2013년 "잠정 중단된 MBC 대학가요제를 올해 다시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사실상 36년 역사를 자랑하던 대학가요제가 폐지되었습니다.


1977년 9월 제 1회를 시작으로 2012년까지 그 역사를 이어온 MBC 대학가요제는 샌드페블즈, 배철수, 노사연, 유열, 신해철, 전람회, 이선희, 이한철 등 국내 가요계를 주름잡는 인기스타들을 배출했고 스타를 꿈꾸는 젊은 대학생들의 등용문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대형기획사에 소속된 아이돌 그룹이 국내 가요계를 장악하면서 MBC 대학가요제의 영향력이 꾸준히 줄어갔습니다. 더 이상 스타가 되기 위한 등용문은 대학가요제가 아닌 대형기획사에서 진행하는 오디션이 되어버렸습니다.


▲ 추억과 감동의 36년, MBC 대학가요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2년까지 대학가요제를 이어온 것은 36년간 이어온 감동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학가요제는 중장년 층에게는 추억을 젊은 세대들에겐 환희와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과연 국내 가요프로그램 중에 부모와 자식이 함께 볼 수 있는 음악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MBC에서 2013년 대학가요제를 열지 않은 것은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등 오디션 프로그램이 폭발적인 흥행이 한 몫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비슷한 포멧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에 대중들의 관심이 몰려있었기 때문에 MBC측에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겠지요. 그러면서 올해까지 반응을 지켜본 것 같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인기가 일시적일 수도 있었으니까요.


▲ 가수 등용문으로 자리잡은 오디션 프로그램들


하지만 더 이상 가수지망생의 등용문은 대학가요제가 아니라 슈퍼스타K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되어버렸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의 가수들이 성공적으로 가요계에 입성하고 인기를 끌면서 대중들의 기억 속에서 대학가요제는 서서히 잊혀갔습니다.


개인적으로 대학가요제 폐지가 가슴 아프지만 한 편으로는 MBC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이해가 됩니다. 객관적으로 다른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한 건 사실이니까요. 


결국 37년 간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대학가요제는 폐지라는 수순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세상의 이치가 영원한 건 없다지만 슬픈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단지 가요프로그램 하나 폐지된다는데 가슴이 먹먹해지는 건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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