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야신상, 영예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월드컵에는 우승국에게 주어지는 우승 트로피 외에도 월드컵 기간 뛰어난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상들이 있다. 대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 득점왕에게 주어지는 골든슈, 

월드컵 처녀 출전한 어린 선수 중 가장 뛰어난 활약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영 플레이어 상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월드컵이 진행되는 동안 어떤 선수가 골든볼, 골든슈를 수상할지에 대한 관심이 더 높기 마련이지만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연일 골키퍼들의 맹활약이 펼쳐지면서 야신상이라 불리는 골든글러브를 어떤 선수가 수상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수문장들


이미 인터넷상에는 다양한 야신상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6강전 8경기 중 골키퍼 MOM만 5명이었다. 그야말로 골키퍼들의 전성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골키퍼들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야신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지 한 번 살펴보자.


- 팀 하워드 (미국, 35)



16강 마지막 경기였던 미국과 벨기에의 경기는 팀 하워드가 왜 미국의 수호신인지 유감없이 드러난 경기였다. 연장전 승부 끝에 결국 벨기에가 2-1로 승리하긴 했지만 그 어떤 선수보다 하워드의 투혼은 빛났다. 이날 벨기에와 미국의 슈팅 수는 38-14, 유효슛 27-9로 경기 내도록 벨기에는 미국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그럼에도 미국이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에는 팀 하워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워드는 이날 16개의 슈퍼세이브 기록을 세웠고 이는 월드컵 역사상 최다 세이브 신기록이었다. 경기후 미국의 축구팬들은 "하워드는 미국의 수호자다. 국방부 장관에 지지한다"라며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 케일러 나바스 (코스타리카, 28)



역대 월드컵에서 늘 존재 해왔지만 이번 브라질 월드컵의 다크호스는 코스타리카였다. 코스타리카는 잉글랜드, 이탈리아, 우루과이와 함께 편성되었던 죽음의 D조에서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했고 16강에서 그리스마저 꺾고 8강에 안착했다. 각 대륙의 강팀들과 마주한 조별리그에서 단 1실점만 허용하며 자신의 진가를 알린 나바스는 그리스와의 16강에서 절정의 실력을 선보였다.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이날 경기에서 나바스는 그리스가 퍼부은 24개의 슈팅을 대부분 차단하며 놀라운 선방쇼를 펼쳤다. 승부차기에서도 접전이 계속되었으나 마지막 키커로 나선 그리스의 데오파니스 게카스의 슈팅이 나바스에 가로막히며 코스타리카가 극적으로 8강에 진출하게 됐다. 이날 MVP는 당연히 케일러 나바스의 몫이었다.


- 기예르모 오초아 (멕시코, 28)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골키퍼는 바로 멕시코의 기예르모 오초아일 것이다. 오초아는 진가는 조별리그 2라운드였던 브라질과의 경기부터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에서 브라질의 14개 슈팅(유효 8개)을 막아낸 오초아는 MOM (경기 최우수 선수)에 선정되었다. 네덜란드와의 16강전에서도 비록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지만 양 팀 통틀어 가장 눈부셨던 선수는 오초아였으며 이날 역시 MOM으로 선정되었다.


프랑스 리그 아작시오에서 뛰고 있는 오초아의 지난 시즌 성적은 월드컵의 활약과는 정반대인 그야말로 최악 중의 최악이었다. 38경기에서 72골을 허용했으며 결국 팀은 강등을 면치 못 했다. 팀이 강등되는 상황에 계약까지 만료되 오초아는 현재 무적 신분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월드컵에서 드러난 오초아의 놀라운 실력에 여러 클럽들이 오초아 영입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줄리우 세자르 (브라질, 35)



조별리그에서는 그렇게 특출한 활약을 펼치지 못 했던 세자르였지만 16강 브라질과 칠레의 경기에서 브라질을 탈락 위기에서 구해내며 브라질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세계 최강의 포백라인을 갖춘 브라질과 알렉시스 산체스가 이끄는 닥공 축구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던 경기였다. 칠레가 조별리그에서 닥공축구를 구사하며 강력한 모습을 보였지만 다니엘 알베스, 다비드 루이스, 티아구 실바, 마르셀루가 포진한 브라질의 포백라인을 뚫기는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브라질의 포백라인은 칠레의 공격편대에 이리저리 휘둘렸고 결국 세자르의 선방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막상막하의 치열한 공방전이었지만 결정적인 기회는 칠레에게 더 많았다. 세자르의 눈부신 선방이 없었다면 개최국 브라질은 16강에서 탈락할 수도 있었던 경기였다. 결국 이날 승부는 세자르가 승부차기에서 2번 선방하며 브라질의 극적인 8강 진출을 이끌어냈다.


조별리그, 16강에서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포스팅에 담았지만 야신상은 팀 성적도 중요하고 어느 정도 주관성이 개입되기 때문에 팀이 16강에서 탈락한 오초아, 하워드, 음보리는 야신상 후보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 1994년 월드컵 16강에서 탈락한 벨기에 대표팀의 GK 미셸 프뢰돔이 야신상을 받은 사례가 있긴 하지만 이후 1998년 프랑스 월드컵부터 2010 남아공 월드컵까지 모든 야신상의 주인공은 우승, 준우승팀에서 나왔다. 물론 앞으로 남은 경기를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 8강에 올라온 팀들의 GK가 야신상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은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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