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의 저주, 독일 대표팀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펠레의 저주란 전설적인 축구선수 펠레가 월드컵에서 선전할 것으로 지목하는 팀은 반대로 부진하게 된다는 징크스로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아주 잘 알려진 이야기다. 펠레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당시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브라질 팀이 우승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브라질이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라는 사상 최악의 성적으로 탈락했다. 이 사건이 펠레의 저주의 시작이었다.


이후에도 펠레가 우승후보 또는 선전할 것으로 점쳤던 팀들은 마치 저주라도 걸린 듯한 모습으로 부진했고 1966년 이후 약 5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펠레의 저주는 축구팬들 사이에서 징크스를 넘어서 정설이 되어가고 있다. 각 국가의 축구팬들은 펠레가 자국 대표팀을 언급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으니 이제 재미를 떠나 정말 저주처럼 인식되고 있다.


(사진출처 - 국제축구연맹 FIFA 공식 사이트 / (C) fifa.com)


그렇다면 펠레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어떤 팀들의 선전을 예측했을까? 펠레가 월드컵 직전 예상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스페인과 독일이었고 그 외의 팀으로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이탈리아, 칠레였다. 하지만 스페인이 네덜란드에게 1-5으로 대패하자 말을 바꿔 스페인을 빼고 그 자리에 네덜란드를 은근슬쩍 끼워 넣었다. 자국 국민들의 원성을 의식한 듯 브라질은 우승후보로 거론하지 않았다.


아직 어떤 팀이 결승에 올라갈 수 있을지 확정되지 않았지만 펠레의 저주는 지금까지 꽤 높은 적중률을 보이고 있다. 펠레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던 스페인은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고 잉글랜드도 조별리그에서 1무 2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탈락했으며 이탈리아마저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로 탈락했다. 칠레가 16강까지 진출하긴 했지만 브라질에게 1-0으로 패해 탈락하면서 현재까지 아르헨티나, 독일, 네덜란드 3팀만 살아남았다.


현재까지 4강에 진출한 팀들을 보면 브라질, 독일, 아르헨티나가 진출해있다. 네덜란드가 코스타리카를 꺾고 올라온다면 펠레의 저주라는 징크스가 깨질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단순 확률만 놓고 봐도 펠레가 지목한 팀이 우승할 가능성이 무려 75%나 된다. 펠레의 저주가 이어지려면 브라질이 우승해야만 한다. 하지만 독일과 4강전을 앞둔 브라질이 독일을 꺾고 결승으로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브라질 공격의 주축인 네이마르가 콜럼비아와의 8강에서 척추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해 남은 월드컵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되었다. 네이마르의 부상은 우승을 목표로 하는 브라질 팀으로서는 그 무엇보다 가슴 아픈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최강의 포백라인을 갖춘 브라질이지만 공격 부분에 있어서 네이마르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다. 브라질 대표팀 최전방 공격수인 프레드는 경기 내내 부진하고 있고 오스카는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 다소 불안하다. 이런 상황에 네이마르가 빠졌으니 브라질에게 네이마르의 부상은 악재가 아닐 수 없다. 거기다 티아고 실바는 경고 누적으로 독일과의 준결승 경기에 결장하게 된다. 단테라는 훌륭한 대체 선수가 있기에 실바의 공백은 그다지 크지 않겠지만 과연 스콜라리 감독이 네이마르의 공백을 어떤 식으로 메울지 궁금하다.


독일은 펠레의 저주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번 대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팀이다. 월드컵 단골 우승후보답게 견고한 수비 조직 뒤로 노이어라는 최강의 수문장이 버티고 있고 외질, 뮬러, 크로스, 쉬얼레, 클로제가 이끄는 공격진은 현재까지 총 10골을 합작하며 강력함을 과시하고 있다. 비록 브라질이 세계 최강의 포백라인을 가진 팀이라고는 하나 독일 대표팀의 공격진을 90분 내내 막아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거기다 네이마르가 빠진 브라질 공격진에 독일 수비진이 흔들리는 모습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브라질에게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그동안 부진했던 프레드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오스카가 개막전과 같은 눈부신 활약을 펼쳐준다면 브라질에게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문제는 브라질의 공격진 선수들이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펠레가 우승후보로 거론한 아르헨티나, 독일, 네덜란드 중 한 팀이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브라질이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기적처럼 우승해주지 않는다면 펠레의 저주는 깨질 것이다. 펠레의 저주가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유효할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가 가려지는 독일과 브라질의 준결승 경기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댓글 트랙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