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대한민국, 대표팀의 선전 무승부보다 값진 16강 진출 희망을 얻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은 이전의 월드컵보다 국민들의 관심이 낮다.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대회가 치뤄지다보니 경기 시간이 주로 새벽이나 이른아침에 치뤄져 중계방송을 보기 어렵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가 적었다.


홍명보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으로 처음 부임하고 언론을 통해 "소속팀에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는 선수는 대표팀으로 발탁하지 않겠다"며 대표팀 선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밝혔지만 막상 대표팀 선발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1년 넘게 그라운드를 제대로 밟아보지 못한 박주영을 선발하는가 하면 자신이 감독으로 좋은 성적을 냈던 2012 런던올림픽 멤버들을 기용하며 으리로 대표팀을 선발한다며 네티즌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다.


출정식에서 졸전 끝에 튀니지에서 0:1로 지더니, 브라질 입성 전 미국에서 최종적으로 펼쳐진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0:4 참패를 당하며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러시아, 벨기에, 알제리와 같은 조를 이루며 역사상 가장 해볼만한 조에 편성이 되었지만 평가전을 통해 드러난 대한민국 대표팀의 전력은 국민들의 16강 진출 희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 홍명보감독의 선수선발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네티즌의 으리 패러디


대한민국 대표팀이 속한 H조는 새로운 스타일의 아프리카팀 알제리, 카펠로의 러시아, 북유럽의 신흥 강호 벨기에와 한조에 속했다. 그렇게 강팀도 약팀도 없는 그야말로 해볼만한 조에 편성되어 월드컵 조추첨 당시에는 각 종 축구관련 커뮤니티에 16강 진출을 낙관하는 축구팬들이 많았다. 에당 아자르, 마루앙 펠라이니, 콤파니, 로멜루 루카쿠 등 스타급 선수들을 다수 보유한 벨기에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긴 하지만 벨기에를 제외한 러시아와 알제리는 우리가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였다.



별 기대없이 치뤄진 러시아와의 첫 경기, 무승부보다 값진 희망을 얻다.


월드컵 직전 치뤄진 2차례 평가전에서 충격적인 졸전 끝에 2연패한 대한민국 대표팀이 러시아를 맞은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가 시작되자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 전의 평가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 선전한 대한민국 대표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조롱거리가 되며 네티즌의 묻매를 맏은 정성룡 골키퍼는 선방쇼를 펼쳤고 기성용과 한국영이 포진한 중앙 미드필더 라인은 견고했다. 박주영의 활약이 없었다는 점은 아쉬웠지만 러시아와의 첫 경기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남은 경기에 대한 희망을 갖기에 충분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한국-러시아 골장면 및 하이라이트 영상


승리할 수 있었던 러시아전을 1-1 무승부로 마치며 승점 1점을 얻는데 만족해야 했지만 이날 경기는 무승부라는 표면적인 결과보다는 남은 벨기에, 알제리 전을 우리 대표팀이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갖게 해준 경기였다.



알제리, 벨기에는 우리가 충분히 해 볼만한 팀이었다


대한민국과 러시아의 경기에 앞서 치뤄진 벨기에와 알제리의 경기는 2-1로 벨기에가 알제리에게 역전승을 거두며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예상했던대로 벨기에는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넘지 못할 산은 아니었다. 마루앙 펠라이니, 에당 아자르, 루카쿠라는 훌륭한 공격자원을 보유했지만 수비조직에는 분명 문제가 있었다. 특히 좌우 측면 수비가 불안정해 보였고 이는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첫 골을 허용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우측 풀백이 허용한 크로스를 좌측 풀백인 베르통헨이 상대 선수를 놓치며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실점했다.


▲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벨기에-알제리 골장면 및 하이라이트 영상


우리 대표팀에 측면 돌파에 능한 이청용, 손흥민, 이근호 등의 선수자원이 많다는 걸 감안하면 벨기에 전도 충분히 우리가 해볼 수 있는 경기다. 알제리는 아프리카대륙의 팀이지만 유럽과 인접해 있다보니 플레이 스타일도 유럽반, 아프리카반을 섞어놓은 듯하다는 평가를 받는 팀이다. 강력한 피지컬과 폭발력으로 무장한 팀이지만 조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해외 축구팬들은 H조의 최약체를 알제리로 지목할만큼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팀이다. 이제 2014 브라질월드컵이 A조부터 H조까지 조결리그 첫 경기가 마무리 되었고 월드컵의 열기는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대하지 않았던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전에 16강 진출 가능성에 대한 희망이 높아진만큼 잠잠했던 월드컵에 대한 열기가 다시 한 번 불타오르지 않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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