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멘탈이 최고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대한민국 최고의 멘탈을 가진 투수는 누구일까? 경기가 잘 풀리거나 좋은 흐름으로 가고 있을때야 굳이 멘탈이 좋고 나쁘던 자신의 공을 뿌릴 수 있겠지만 멘탈의 힘은 위기에 처했을 때, 팀이 힘든 상황에 놓였을 때 발휘가 되는 능력이다. 


멘탈이 최고인 대한민국 투수는 누구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류현진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사실 투수라는 위치는 어느 포지션보다도 팀 동료들의 도움이 필요한 자리이다. 아무리 땅볼을 유도해도, 뜬 공 처리를 해도 야수가 아웃처리해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고 퍼펙트게임을 한다쳐도 같은 팀 타자들이 점수를 내주지 못하면 결국 무승부가 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를 보다 보면 투수가 같은 팀 야수의 실책에 짜증 내거나 분노하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한화 이글스가 류현진에게 준 값진 선물, 멘탈


특히 용병 투수 같은 경우 팀동료의 실책에 민감한 경우가 많다. 기록의 스포츠라 불리는 야구는 시즌 기록한 성적이 선수의 연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자신의 야구 인생 커리어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록은 영원하기 때문이다. 


▲ 그저 어린이 투수가 부러운 류현진


국내 프로야구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로 떠난 류현진이지만 류현진의 소속 팀 한화는 수년간 하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곤 했다. 특히 류현진이 등판한 날은 심한 경우가 많이 나는데 잘 던지고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범타 처리가 가능한 평범한 타구도 수비진의 실책으로 실점을 허용하는 등 여러 가지로 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비운의 에이스였다.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자신감 있게 공을 뿌릴 수 있도록 코치들은 "수비를 믿고 던져라"는 주문을 한다고 하는데..류현진에겐 너무나 듣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을까..?


▲ 류현진이 선발로 나온 경기, 절망적이었던 한화의 수비


젊은 베테랑 투수, 흔하지 않은 류현진의 가치


2000년대 후반부터 급격하게 한화의 팀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좀처럼 선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할 때도 유일하게 류현진만은 묵묵히 자신의 몫 이상을 해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도..수비가 실책을 해도 덤덤함을 유지한 채 잘던지고도 승을 챙기지 못하는 날들이 늘어만 갔다. 잘 던지고도 1실점하며 1:0으로 영봉패 한 경기 직후의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1실점 하지 않았다면 적어도 패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팀동료들을 원망하는 대신 자신이 좀 더 팀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한화가 비록 류현진의 국내성적에 도움을 주진 못했지만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지금..돌이켜 생각해보면 오히려 한화의 에이스였던 것이 류현진이 성장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류현진의 가장 큰 강점이라면 안타, 장타를 허용하더라도 흔들림 없는 투구를 하는 것이다. 류현진은 어느새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너무나 젊은 베테랑 투수가 되어있었다.


▲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2년차를 보내고 있는 LA 다저스 류현진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입성 후 꾸준한 성적을 기록하며 현지 팬들로부터도 끊임없는 찬사를 받고 있다. 지난 데뷔 시즌에는 30경기에 선발 출장해 192이닝을 소화했고 14승 8패 3.00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신인 선수로 다승 부문 2위, 방어율 2위, 소화이닝 1위, 투구 수 1위에 이르는 엄청난 대기록이었다. 전 국민들이 기대했던 신인왕은 아쉽게 놓치긴 했지만 예상보다도 훨씬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었다.


올해는 현재까지 15경기에 출전에 9승 4패 3.12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내셔널리그 다승 부문에서 4위(10승 투수 3명)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시즌이 끝나기까지 충분히 20승도 가능한 기록이다. 대한민국 야구계를 휘저었던 괴물투수가 미국에서도 MONSTER가 되어가고 있다. 아무쪼록 최강의 멘탈을 가진 류현진이 남은 후반기에도 부상 없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다저스의 마운드를 지켜주길 바래본다.


댓글 트랙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