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말하는 감독 홍명보, 그땐 좋았었는데

비록 브라질 월드컵에서 부진한 성적으로 여론의 뭇매를 받고 있는 홍명보 감독이지만 선수 시절부터 2012 런덤 올림픽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준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특히 지난 2012년 런덤 올림픽에서는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동메달이라는 업적을 달성하며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주기도 했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로 거론되며 수많은 네티즌들의 지지를 받았던 홍명보 감독이었지만 지금은 온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 시절 부터 카리스마 넘치기로 유명했었습니다. 감독이 되어서도 그 점은 변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 2012년 런던 올림픽 특집으로 KBS에서 방영된 "공간과 압박"에서 홍명보의 카리스마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위 동영상은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 예선 오만전을 앞둔 훈련에서 선수들을 호통치고 있는 영상입니다. 이전 사우디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졸전을 벌인데다 선수들이 훈련에 열의를 보이지 않자 심기가 불편했던 모양입니다. 카메라가 돌고 있어서 최대한 자제한 게 저 정도라고 합니다.

▲ 김신욱, 김진수 인터뷰 내용 (발췌 : 골닷컴)


선수들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한결같이 홍명보 감독을 무서워하는 걸 엿볼 수 있습니다. 선수들을 부드럽게 대해주는 감독도 있고 홍명보 감독처럼 강하게 밀고 가는 감독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후자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감독이 선수단 장악에 실패하면 훈련이고 전술이고 팀이 산으로 가니까요. 일단 감독이 선수단을 장악해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팀을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2012년 런던올림픽의 기억을 떠올려보니 기분이 참 좋아집니다. 그땐 참 좋았었는데 말이죠.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우리 대표팀이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지금 이렇게 국민들이 분노하는 사태가 되지 않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론의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홍명보 감독이 내년 아시안컵까지 사령탑을 맞기로 했다죠. 여러 가지 선택권이 있었지만 축구 협회는 가장 최악의 경우를 선택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경질을 할 거면 지금 하고 그게 아니라면 다음 월드컵까지 쭉 밀고 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반 년 남짓 감독직을 유임시켜서 무슨 의미가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독일처럼 한 감독이 8년씩 장기로 팀을 이끌어야 잘하든 못하든 팀 컬러가 잡힌다고 보거든요. 우리나라 축구 협회처럼 약체팀한테 한 번 졌다고 경질시키고 조금 부진하다고 감독 바꾸고 그러면 악순환만 되 풀이 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홍명보 감독을 지지하는 건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베스트는 홍명보 감독을 지금 경질하고 새로운 외국인 감독을 데려왔으면 좋겠습니다.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소신이 뚜렷한 감독으로요. 그 뒤에 오랫동안 지휘봉을 맡기고 축구 협회는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길 바랍니다. 한국 감독 데려다 쓰면 학연 지연에 얽매일게 뻔하고 소신있게 팀을 이끌어가기 힘들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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